토드 로즈 /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

 

 

"평균적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당신도 평균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기분을 띄어주려고 꺼낸 빈말도, 겉멋만 부린 빈 구호도 아닙니다.

무시하려야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실질적 귀결들이 뒷받침하고 있는 과학적 사실입니다."

 

 

1. 평균의 허상

 

(1) 노르마 닮은꼴 찾기

 

노르마 조각상

*노르마 조각상
미국 여성 15,000명의 평균 신체 치수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사진제공 : 클리블랜드 건강박물관

 

 

1945년 미국에서 우승자에게 100달러 상당의 채권이 수여되는'노르마 닮은 꼴' 찾기 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가슴둘레, 팔 길이, 다리 길이 등 9개 항목의 치수를 선정하여 9개의 항목이 평균치에 가장 가까운 여성이 우승자가 되는 방식이었는데요. 많은 참가 여성들이 평균치에 근접하여 승부는 아슬아슬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9가지 신체 치수 항목 전체가 평균인 여성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9개 치수 항목 중에서 5개에 한정한 경우에도 3,864명의 참가자들 중 40명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우승자인 마사 스키드모어조차도 9가지 모두 평균치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2) 뇌의 기억활동

 

2002년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신경 과학자인 밀러는 언어 기억과 관련된 한 가지 실험을 합니다. 뇌 스캐너 장치를 이용해 16명의 실험 참가자들의 언어를 기억할 때 뇌가 활성화되는 부위를 살펴보는 것이었습니다. 동일한 언어 기억 활동은 비슷한 영역을 활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어떤 참가자들은 왼쪽 영역을, 어떤 참가자들은 오른쪽 영역을 활용하는 반면 뇌의 전체가 활성화되는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이론적으로 알려진 평균적인 뇌 지도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평균이라는 것은 쓸모가 없는 것일까요? 두 그룹의 평균 수학 점수 등과 같이 집단을 비교함에 있어서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지만 개인의 특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다양한 특성을 하나의 점수로서 나타내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2. 개개인성의 3원칙

 

토드 로즈는 이러한 개개인성을 '들쭉날쭉의 원칙',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 으로 설명합니다.

 

 

  

들쭉날쭉의 원칙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

 

  

들쭉날쭉의 원칙에서 회사원 A가 지능지수는 낮지만 위 설명에서 언급된 '보고서 작성' 업무는 더 잘 처리할 것입니다. 맥락의 원칙에서는 한 아이의 성격을 하나로 콕 집어서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걸 알 수 있죠. 경로의 원칙에서 중요한 점은 세상이 정한 방식이나 이론으로는 각 개인에게는 적용되기 힘든 것이 과학적으로도 밝혀졌습니다. 우리는 아기가 걷기 전에 한 개의 과정을 건너뛰거나 순서가 바뀌면 아기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불안을 느낍니다. 하지만 한 연구에서 아기들이 25가지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걷기'까지 도달하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3. 교육 시스템 개선

 

해외의 수많은 혁신기업들은 직원의 사기를 높이고 가치 있고 창의적인 업무 결과를 창출해내기 위해 오래된 성과보상 시스템을 버리고 직원 개개인을 중시한 시스템을 도입하여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을 중시하는 시스템은 직원 개개인뿐만 아니라 회사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구글, 코스트코 등이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토드 로즈는 현 교육 시스템을 승자 없는 평균의 게임이라고 비판합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아이들의 개개인성은 무시되고 그 무한한 가능성 억압된 채로 오래된 교육제도를 따르게 강제하고 있습니다. 이토록 다양한 개인들이 어떻게 한 가지의 교육제도를 똑같은 속도로 맞춰 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아이의 특성은 고려되지 않고 단순히 '학업부진아'로 치부해버립니다.

 

책에서는 교육 시스템의 개선에 대한 해답으로 학위가 아닌 자격증 수여를 주장합니다. 기계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비싼 등록금을 지불하며 수업을 들으면서 학위를 수여하는 대신 자격증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죠. 운전면허처럼 운전만 잘할 수 있다면 면허증을 따는 데 1년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시스템이 변하려면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변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인간 만사에서는 오랫동안 당연시 해왔던

문제들에도 때때로 물음표를 달아볼 필요가 있다."

- 버트런드 러셀, 영국 철학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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