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Persona)’란 말은 그리스 어원의 가면을 나타내는 말이다. 스위스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였던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이 자아가 겉으로 드러난 의식의 영역을 통해 외부세계와 관계를 맺으며 내면세계와 소통하는 주체라면 진정한 자신과는 달리 사회에서 요구하는 덕목, 의무 등에 따라 자신의 본성 위에 덧씌우는 사회적인 인격을 페르소나라고 명명했다.

 

 

 

 페르소나를 단순히 가면이라고 생각하면 부정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나에게 페르소나는 어떤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페르소나란 다양한 관계 속에서 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기제라는 정의를 내리게 되었다.

 

사회라는 나를 둘러싼 구조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는 싫어도 적당히 포용할 줄 알아야 하며, 좋아도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배운다. 관계라는 큰 틀에 얽매여 진짜 를 잃고서 페르소나만 남는다면 본질을 잃는 것과 같기에 정체성의 혼란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적당한 페르소나의 형성은 이 사회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기에 알맞은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게 한다. 적당히 타협할 줄도 알고 대외적인 얼굴로 사회 속에서 고개 들 수 있게 하는 나의 자아 페르소나. 가끔은 그 무게가 무거워 혼자 숨어버리고 싶게도 하지만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유명을 달리할 때까지 무거워도, 답답해도 쓰고 있어야 하는 숙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태초의 본모습을 온전히 드러냈을 때 사람들은 서로 어울리며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본성이 선하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긍정적인 가식이 없는 인간이 존재하기는 하는가. 아니면 나만 성격 파탄자인 것인가. 고민할 거리를 던져주는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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