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경제 불황에도 소위 명품 시장만은 불황을 피해간다. 심지어 매년 가격을 인상하는 데도 소비자들은 오히려 더 열광을 하며 명품을 사지 못해 안달이다대체 왜 사람들은 명품에 열광하는 것일까?

 

우리는 시간이 갈수록 자수성가의 길과는 멀어짐을 느끼고 부가 대물림 되고 있으며 아무리 직장 생활을 성실히 한다고 해도 내가 속한 이 지위에서 크게 벗어날 수가 없는 사회적 구조 속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뼛속 깊숙하게 인지하게 된다.

 

 

사람은 부에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정적인 시선도 함께 있다.

 

나와 연령대가 비슷한 지인들을 둘러보면 특별한 날, 특별한 의미를 설정해 두고서 자신에게 명품을 선물하곤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자신의 월급과 맞먹는 가격의 명품 가방을 구입하고서 SNS에 사진과 함께 글을 올린다나는 이 정도의 가방을 살 능력은 돼와 같은 뉘앙스를 풍기거나 그 명품을 소유함으로써 자신의 위치가 상향조정됨을 만끽하는 글들이 다수이다.

 

 

수 많은 SNS.

 

 

이러한 세태의 이유를 르상티망(ressentiment)'이라는 단어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르상티망은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강자에게 품는 질투, 원한, 증오, 열등감 등이 뒤섞인 감정을 말한다. 이러한 르상티망에 사로잡힌 사람은 주변 사람들이 명품을 가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자신에게는 명품이 분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엔 비슷한 수준의 명품을 구입하여 자신이 갖고 있던 르상티망을 해소하려 한다. 이 때 르상티망에 사로잡힌 사람은 맹목적으로 명품을 사고자 하는 욕망으로 가득 차게 된다.

 

 

 

 

 

 

명품 브랜드들은 이러한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컬렉션을 만들어 내고 최신 상품으로 업데이트 한다. 지난 시즌의 상품은 이번 시즌의 상품과 대비했을 때 사람들의 르상티망을 해소시킬 수 없기 때문에 이는 사람들의 지갑을 또다시 열게 한다.

 

명품을 아무런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격차가 사람들이 명품을 더 소유하고 싶게 만든다. 내가 명품을 소유하면 마치 나의 지위 또한 명품과 같아지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마음. 현 위치에서는 이룰 수 없지만 명품을 향유함으로써 내가 마치 귀족사회의 일원이 된 듯 한 기분을 잠시나마 낼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명품 값이 나날이 천정부지로 솟아올라도 서로 지불하고자 혈안이다.

 

 

왜 우리는 부의 차이가 불편할까?

 

명품 브랜드에서 매 시즌마다 제공하는 한정판(limited edition)’은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극대화 시키는 요소이다.

 

가방, , 신발 등으로 나의 지위를 드러내는 것보다 사람이 뿜어내는 깊고 짙은 매력으로 그 사람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이 수 백 만원을 호가하는 명품의 값보다 자신을 더 값지게 표현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멋져 보이면 그 사람이 입고 신는 모든 것들마저도 굉장한 것처럼 느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명품을 아무런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합리화를 가장한 자기 위로처럼 비춰질까 염려스럽다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매사에 본질을 꿰뚫고 왜 그런 마음이 일어나는 지에 대해 생각하면 그 이후의 결과가 이전과는 반드시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적어도 르상티망에 의해 만들어진 욕심에 의한 과소비는 사전에 충분히 숙고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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